테니스는 이제 특정 연령층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주말이면 테니스장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 직장인의 저녁 시간을 책임지는 클럽 수업, 운동 삼아 라켓을 처음 들어보는 어르신까지. 테니스는 세대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생애주기형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테니스 교육 현장에서도 연령별 접근법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모든 연령에게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는 건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발달 단계에 따라 집중력, 운동 능력, 학습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지도가 필수죠.”
이는 연두테니스아카데미 김민호 원장이 전하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단순한 기술 전달을 넘어서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세심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아(만 4~6세)는 ‘즐거움’을 통해 운동을 접하는 시기다. 이 시기의 교육 목표는 테니스 기술 습득이 아니다. 신체 인지 능력 발달, 공간 감각 형성, 기본적인 협응력과 자신감 쌓기 등이 핵심이다. 따라서 지도자는 놀이를 기반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자연스럽게 라켓과 공을 접하게 해야 한다.
전문 유아 테니스 코치들은 폼볼, 미니네트, 소형 라켓 등 안전하고 가벼운 장비를 활용해 아이들이 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공 따라가기’, ‘라켓 위에 공 얹고 걷기’, ‘색깔별 목표물 맞히기’ 같은 게임 요소가 자주 등장하며, 수업 전반에는 과도한 지시보다는 격려와 관찰이 우선된다.
또한 주의 지속 시간이 짧고 정서적 안정감이 중요한 유아기 특성을 고려해, 때로는 부모가 참여하는 수업 형식도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초등학생(만 7~12세)은 기본적인 운동 능력과 집중력이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로, 본격적인 테니스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황금기다. 하지만 이 시기의 교육도 ‘즐겁고 도전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등 테니스 교육에서는 포핸드, 백핸드, 서브 등 기초 기술을 반복 연습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게임 형태를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랠리 점수제, 목표 지점 맞히기, 파트너와 협동해 제한 시간 내 몇 번 넘기기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집중력과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시기인 만큼, 단체 게임과 토너먼트 형식도 협동심과 스포츠맨십 함양에 효과적이다. 지도자는 단순한 승부를 강조하기보다는 노력과 과정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통해 아이들의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성인 교육은 운동의 목적이 다양하다. 누군가는 취미로, 또 다른 누군가는 체력 단련을 위해, 혹은 생활 스포츠 대회 출전을 목표로 테니스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성인 대상 테니스 교육은 개인의 수준과 목표에 맞춘 맞춤형 지도가 필수다.
성인 수업에서는 경기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기술과 전술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회전의 이해, 슬라이스의 응용, 네트 플레이에서의 포지셔닝, 더블스 전략 등 실전 중심의 교육 내용이 주가 된다. 여기에 반복적인 피드백과 동영상 분석, 자세 교정 등을 병행하면 단기간에 실력 향상이 가능하다.
특히 성인은 운동뿐 아니라 사교적 교류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여가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수업 외 클럽 활동이나 주말 경기 참여, 소규모 친선대회 등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장기적인 운동 지속에 도움이 된다.
테니스는 평생 스포츠이지만, 그 안의 교육은 철저히 연령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연두테니스아카데미 김 원장은 “기술 이전에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테니스 지도자의 역할”이라며 “놀이, 협동, 실전이라는 교육 단계는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각 시기의 욕구와 발달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연령대에서 ‘즐겁고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테니스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유이며, 그 사랑이 이어지게 만드는 지도자의 진짜 역할이기도 하다.